냥스토리

태풍이 남기고 간 흔적...

샤릴리 2022. 10.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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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5일...

태국여행 떠나기 9일전의 일이다...

 

힌남노 태풍이 한반도를 거쳐간다는 일기예보에 

남편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장에 갔다가

어디선가 찢어지는 애기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울음소리를 따라 간곳에는

눈과 코까지 곰팡이가 가득덮혀

앞도 보이지않고, 먹지도 못해 너무나 조그마한

아깽이가 엄마를 찾는지 큰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남편이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뭐라 답변하기도전에

남편은 이 녀석을 데리고 동네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미담이지만 이 다음부터는 울 옆동네 동물병원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았다.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는 

당연히 길냥이들의 치료비는 동일하게 받고 있지만

옆동네 동물병원장님께서는

길냥이는 보호자들의 고양이도 아닌데 

치료비를 비싸게 받을 수 없다며 

너무나도 저렴하게 받고계신 고마운 동물병원이다...)

 

카톡 사진에서보다는 치료를 받고 와서인지

조금은 괜찮아보이는 그녀석과의 첫만남은 그냥...짠했다.

고름이 눈,코,입까지 덮쳐 먹지도 못해

2개월반정도 된것같다고 하는데 몸무게는 350g 에 불과했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너의 어미는 어디있어 너를 이지경까지 만든건지?

보지도 못한 어미를 원망해보기도, 그냥 화가 났다..

 

분유를 먹을 나이는 지났다며, 동물병원에서 로얄캐닌 무스캔을 주셨는데 

이녀석 엄마 젖만 먹어본 녀석이라, 전혀 먹질 않는다..

사료를 그냥도 줘보고, 불려도 줘보고..어쩌지 분유가 없는데 

그래도 뭐라도 먹여야하니.....음.....보이는것이 

츄르였다...츄르는 벌써먹이면 건강에 좋지는 않겠지만

일단 뭐라도 먹여야했다..

어쩔..........너.무 잘먹는다.. 역시 츄르 너란 녀석은...

 

그렇게 그동안 따뜻하게 편안하게 자보지도 못했을

그녀석에게 수건으로 감싼 따뜻한 물이 들어있는 물병을 박스안에 넣어주고 

남편이 티셔츠를 그녀석에게 덮어주었다.

 

그런데 늘 엄마를 기다리는것이 일상이 되어버린것일까...

편안하게 눕지를 않고 앉은자세로 있다 잠이든다...

이제 그렇게 기다려도 엄마는 오지않을텐데...

병원에서는 하루만 더 늦었어도 고름이 눈을 녹일뻔했다고 한다...

남편에게 태풍이 오기 하루전에 발견된것은 정말 잘된일이었다..

태풍으로 인해 발견된 아이니 이름은 태풍이로 ... 일단 부르기로 했다..

 

그나저나 ....

우리집 두 냥이들은 시어머님께 용돈을 좀 드리고 맡기기로 했는데

이 아프고 손이 많이 가는 이 녀석까지 맡기면 안될것같고...

아픈아이라 고양이 호텔에서는 안받아줄것 같고...

병원에 입원시키자니 돈이 어마무시하게 들것같아 

열심히 검색하던 중 내 눈에 들어온 

" 아이조아 " 라는 요양보호소였다...

반려동물을 파양하거나, 못키우거나

나처럼 길에서 구조했을때 데려가는 곳으로 

입양될때까지 안락사가 없다는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지점이 있길래 

일단 전화로 예약을하고 태풍이를 데리고 

방문과 함께 상담을 받았다. 

 

우선 아이조아는 사설보호소이고

무료로 반려동물을 받지는 않으며

개와 고양이의 요금이 다르고

아이들의 상태에 따라 요금도 다르다. 

 

태풍이같은 경우는 2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아직 2개월 정도 된 아깽이라 

3차예방접종비가 포함된 옵션 : 35만원

그러나 만약 이 옵션을 선택했을때 만약 태풍이가 아파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을 하게되면 

병원비는 우리가 부담해야한다는것이 첫번째 옵셥이었고

 

3차예방접종, 병원비 포함된 옵션 : 95만원

예방접종과 병원비가 포함된 두번째 옵션이다. 

다행히 태풍이가 아프지 않다면 여기에 포함된 병원비는

또다른 아이가 아프면 사용하게되는 비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두옵션의 비용에는 중성화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중성화 될때가 오면 그 비용은 우리가 부담하거나 

태풍이가 그전에 만약 입양을 가게되면

입양하시는 분이 부담하게되는것이다.

 

나역시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반려동물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일을 하시고 계신다는것이 참 대단하고 

이런곳이 있다는것이 참 다행이라는생각이 들었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다...

그렇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남편에게도 생명을 살린일에 미안해할 필요없다고 했다. 

남편은 여행가는데도 큰돈이 들어갈텐데 돈이 또 들어가는것에 미안해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난 그런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음에도 이런일이 또 우리에게 생겨도 

그때도 외면하지말고 생명을 살려주길...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주길...

 

 

인간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제인구달-

 

 

여행하면서 가끔 태풍이 소식을 여쭤보면

담당자분께서 사진과 함께 소식을 알려주셨다...

지금은 못알아보게 많이 컸다...^^

 

2022년 9월 8일

 

 

 

2022년 9월 27일

다행히 외롭지않게 친구가 생겼다.^^ 서로의지하며~^^

 

 

10월 20일

두놈이 몰라보게 컸다. 왼쪽이 태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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